2008. 8. 19. 00:12
[그냥/괜히]
작년에 베트남 갔다 오는 길에 타이베이에서 잠시 만났고, 재작년에 캄보디아 갔다 오는 길에도 잠시 만났고, 5년 전에는 인도 갔다 오는 길에 가오슝에서 잠시 만났던 대만 친구가 지난 목요일부터 한국에 놀러 왔다. 원래는 신디라고 불렀는데 언젠가부터는 리사라고 이름을 바꾼 것 같고, 5년 전에도 대학생이었는데 편입을 했더니 졸업이수학점이 모자라서 아직도 일 년 더 다녀야 된다고 한다. 대신 거기는 이런 경우 학비가 무료라고 하는데 그건 좀 신기하지만 아무튼 참 팔자 좋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 친구라는 여학생을 한 명 데리고 왔는데, 얘가 알고 지내던 친구가 한국에 있어서 그 집에서 잘 예정이라길래 데려다 줬는데 마침 우리집 근처여서 같이 만나서 저녁을 먹다 보니 갑자기 한강에 가자는 얘기가 나왔고, 그러자 그 친구의 또 다른 친구가 합류해서 도합 5명이 한강에서 소주를 나팔 불고 왔다. 그러니까, 내 친구(L)의 친구(S)의 친구(N)의 친구(K)까지 만난 건데, 이중 S와 N은 미국에서 어학연수 할 때 만났던 사이고, K는 S와 N이 어학연수 하던 동네에 살던 사람이고, 그런 인연으로 K가 작년에 대만에 놀러가서 S를 만났을 때 L도 같이 놀았다고 한다.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나만 빼고 나머지 넷은 다 대충 아는 사이였다는 거. 조용히 마부 노릇만 하고 왔다.
아무튼 목요일은 그랬고, 금요일에는 L과 S 두 명만 데리고 다녔는데, 하루종일 비가 와서 딱히 갈 데도 없어서 그냥 전망 좋은 커피숍에 퍼져서 한참 동안 얘기나 하다가 마침 띠동갑 여학생들한테 관심있던 회사 동료 N수석을 불러내서 오이도 가서 조개를 구웠다. N수석은 이태원 클럽에 데려가려고 했으나 얘들은 관심보다 피로도가 더 커서 그걸로 마무리.
커피숍에서 했던 얘기는 주로 정치 얘기였는데, 아마도 청계천 얘기 때문에 시작된 것 같다. 둘 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무료배포하는 가이드북을 들고 왔는데 역시 정부기관지다 보니 청계천을 강추하고 있어서 거기 가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면서 물어보자 내가 그건 무슨 강도 아니고 개울도 아니고 그냥 거대한 어항이다.. 라고 설명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그걸 만든 당시 서울 시장이 지금 대통령이고, 지금 대만 총통인 마잉주가 명박의 공약과 선거 전략을 따라해서 당선됐는데 이넘도 병신이라 어쩌구 저쩌구..
분단 상태인 우리나라와는 좀 경우가 다르지만, 대만인들의 국가에 대한 생각은 좀 신기한 면이 많이 보였다. 아무도 가능할 거라고 믿지 않는 헌법의 '중국 본토 수복'은 그들도 역시 믿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최근 올림픽 때문에 최고조로 올라간 중국의 국가주의에 '중화'라면서 은근슬쩍 부화뇌동하는 건 좀 민망스러워 보여서 대만인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정치학 전공 학생들 치고는 그다지 명확한 개념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20년이나 30년 후에 대만과 중국이 지금 처지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홍콩처럼 자치구로 복속될 것인지 아니면 싱가폴처럼 완전한 독립국가로 변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오히려 내가 더 열심히 얘기하다 보니 모처럼 해외여행 온 애들한테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대충 마무리했는데, 어느새 나는 무정부주의자가 되어 있었고 그러는 동안 3시간이 넘게 지나 있었다. 항상 느끼지만 나는 논리의 비약이 좀 뜬금없이 심한 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항상 뻔한 외국인 관광코스 경복궁과 인사동 구경시키러 종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조금 일찍 나가서 낙원상가에 들렸다. 항상 카주 사러 들리던 그 가게에 가서 카주 10개와 단소 2개를 샀다. 카주는 그냥,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 주려고 샀고 단소는 심심할 때 연습해 보려고.. 전혀 모르지만 단소보다 태평소가 더 쉬울 것 같아서 사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그 가게에는 없어서 그냥 말았다.
모레 수요일에는 서울광장에서 통기타 동시에 치는 이벤트가 있다고 한다. 기타 메고 가기 귀찮은데 전기만 안쓰면 어떤 악기라도 괜찮다고 하니 카주나 들고 가볼까 싶다. 통기타 2020대가 목표라고 하는데 그만큼은 안되더라도 최소한 수백대는 올텐데, 나름대로 재미난 광경이 될 것 같아서 별일 없으면 보러 갈 예정.
학교 친구라는 여학생을 한 명 데리고 왔는데, 얘가 알고 지내던 친구가 한국에 있어서 그 집에서 잘 예정이라길래 데려다 줬는데 마침 우리집 근처여서 같이 만나서 저녁을 먹다 보니 갑자기 한강에 가자는 얘기가 나왔고, 그러자 그 친구의 또 다른 친구가 합류해서 도합 5명이 한강에서 소주를 나팔 불고 왔다. 그러니까, 내 친구(L)의 친구(S)의 친구(N)의 친구(K)까지 만난 건데, 이중 S와 N은 미국에서 어학연수 할 때 만났던 사이고, K는 S와 N이 어학연수 하던 동네에 살던 사람이고, 그런 인연으로 K가 작년에 대만에 놀러가서 S를 만났을 때 L도 같이 놀았다고 한다.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나만 빼고 나머지 넷은 다 대충 아는 사이였다는 거. 조용히 마부 노릇만 하고 왔다.
아무튼 목요일은 그랬고, 금요일에는 L과 S 두 명만 데리고 다녔는데, 하루종일 비가 와서 딱히 갈 데도 없어서 그냥 전망 좋은 커피숍에 퍼져서 한참 동안 얘기나 하다가 마침 띠동갑 여학생들한테 관심있던 회사 동료 N수석을 불러내서 오이도 가서 조개를 구웠다. N수석은 이태원 클럽에 데려가려고 했으나 얘들은 관심보다 피로도가 더 커서 그걸로 마무리.
커피숍에서 했던 얘기는 주로 정치 얘기였는데, 아마도 청계천 얘기 때문에 시작된 것 같다. 둘 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무료배포하는 가이드북을 들고 왔는데 역시 정부기관지다 보니 청계천을 강추하고 있어서 거기 가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면서 물어보자 내가 그건 무슨 강도 아니고 개울도 아니고 그냥 거대한 어항이다.. 라고 설명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그걸 만든 당시 서울 시장이 지금 대통령이고, 지금 대만 총통인 마잉주가 명박의 공약과 선거 전략을 따라해서 당선됐는데 이넘도 병신이라 어쩌구 저쩌구..
분단 상태인 우리나라와는 좀 경우가 다르지만, 대만인들의 국가에 대한 생각은 좀 신기한 면이 많이 보였다. 아무도 가능할 거라고 믿지 않는 헌법의 '중국 본토 수복'은 그들도 역시 믿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최근 올림픽 때문에 최고조로 올라간 중국의 국가주의에 '중화'라면서 은근슬쩍 부화뇌동하는 건 좀 민망스러워 보여서 대만인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정치학 전공 학생들 치고는 그다지 명확한 개념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20년이나 30년 후에 대만과 중국이 지금 처지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홍콩처럼 자치구로 복속될 것인지 아니면 싱가폴처럼 완전한 독립국가로 변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오히려 내가 더 열심히 얘기하다 보니 모처럼 해외여행 온 애들한테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대충 마무리했는데, 어느새 나는 무정부주의자가 되어 있었고 그러는 동안 3시간이 넘게 지나 있었다. 항상 느끼지만 나는 논리의 비약이 좀 뜬금없이 심한 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항상 뻔한 외국인 관광코스 경복궁과 인사동 구경시키러 종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조금 일찍 나가서 낙원상가에 들렸다. 항상 카주 사러 들리던 그 가게에 가서 카주 10개와 단소 2개를 샀다. 카주는 그냥,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 주려고 샀고 단소는 심심할 때 연습해 보려고.. 전혀 모르지만 단소보다 태평소가 더 쉬울 것 같아서 사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그 가게에는 없어서 그냥 말았다.
모레 수요일에는 서울광장에서 통기타 동시에 치는 이벤트가 있다고 한다. 기타 메고 가기 귀찮은데 전기만 안쓰면 어떤 악기라도 괜찮다고 하니 카주나 들고 가볼까 싶다. 통기타 2020대가 목표라고 하는데 그만큼은 안되더라도 최소한 수백대는 올텐데, 나름대로 재미난 광경이 될 것 같아서 별일 없으면 보러 갈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