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3. 07:01
[그냥/괜히]
---------- 원본 편지 ----------
보낸사람: **
보낸날짜: 2010/12/1 19:24:18
받은사람:
제목: 안녕하세요 ***입니다
제가 어쩌다 보니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정한 지는 2달 남짓 됐고, 식은 오는 12월 25일 토요일, 오후 1시, 남산 밑 "한국의 집"에서 올리는 일정입니다.
최근에 저를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의 frequently asked question이 있습니다.
1. 상대의 성별? 여자
2. 상대의 인종 또는 국적?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3. 혹시 임신중? 아님
거의 7년 동안 온라인으로 알고 지냈고, 2008년 초에 처음으로 직접 대면한 후 본격 다정해지는 상황에서 제가 갑자기 텍사스로 이사를 오게 되어 한동안 만나지 못했으나 오히려 전화로 더 많은 대화를 하면서 얼굴을 보지 않고서도 더욱 가까워졌고, 최근에 일어난 개인적인 사건을 계기로 갑자기 각성하여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추수감사절 연휴에 휴가를 좀 붙여서 잠시 한국 들어갔다가 지금은 텍사스로 돌아왔고요, 그 동안 신부 집에 인사, 신랑 집에 인사, 스튜디오 촬영, 예복 완성, 부모님 상견례, 신혼여행 예약 확정 등등 결혼식에 세속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거의 모두 끝냈습니다.
식을 올리기 전에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일정상 여의치 않아서 이렇게 메일로 보내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연말에 바쁘시겠지만 시간이 되면 부담 없이 오셔서 점심 드시고 가세요.
PS: 지난 주에 찍은 스튜디오 사진들입니다. 이런거 처음 해봤는데 참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