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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21. 12:32
얼마 전 (1년 만에) 시즌 1이 끝난 미드 "글리"의 아이폰 앱이 있었다. 하긴 요즘은 웬만한 건 다 아이폰 앱으로 나오는 세상이라..

http://glee.smule.com/

$0.99고 글리에 나왔던 주옥같은 노래들 중 somebody to love, you keep me hanging on, rehab 이렇게 세 곡이 기본으로 들어 있고 다른 노래들은 별도로 $0.99씩 내고 추가로 다운받는 구조. 실제 글리 멤버들이 뒤에서 화음을 넣어 주는 반주에 맞춰서 가라오케 부르듯이 아이폰에 대고 노래를 부르고, 그걸 녹음해서 다른 글릭(gleek)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몇 곡 다운 받아서 시도해 봤는데 오토튠이나 코러스 기능도 있고 제법 훌륭한 인터페이스에 심지어 페이스북 계정 연동을 통해 친구 목소리 추가 요청도 보낼 수 있다. 문제는 실제 글리 멤버들의 배경 화음이 너무 훌륭해서 내 목소리가 한없이 비참하게 들린다는 것 -_-


집에 TV는 있지만 케이블은 없이 살아서, 사실 한국에서도 TV는 전혀 안 보고 살았어서 여기서도 그러고 살고 있었는데, 올 봄부터 갑자기 정기구독을 시작한 롤링스톤에 "glee gone wild" 라는 타이틀로 커버스토리에 실린 것을 보고 뒤늦게 찾아서 보기 시작했었다. FOX TV에서 하는 거라 기본 케이블에서도 나오고 사실은 HDTV 안테나만 달아도 볼 수 있지만 이미 시기를 놓쳐서 다운받아서 봤고 (근데 옆집 아저씨는 작년에 빌려간 HDTV 안테나 여태 돌려주지 않고 있음 -_-) 전부는 아니지만 최근에 했던 에피소드는 hulu에서도 아직도 볼 수 있고, 그러는 동안 이제 매회 1천만 명이 시청하고 사운드트랙 앨범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는 초인기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그 나이 때는 누구나 다 예뻐 보일 수밖에 없는 고등학생들이 나와서 노래하며 춤추는 뮤지컬이니 당연히 좋아할 수밖에 없었는데, 게다가 선곡이 참으로 훌륭해서 이야기 구조의 엉성함이나 진부한 설정 같은 건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좋아한 장면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꼽기 어려운 지경. 아무튼 춤추고 노래하는 뮤지컬 장면은 무조건 다 좋다고 보면 되지만 그 중에 특히 좋아한 건,


"the power of madonna" 그때까지 거의 절대악인으로 나왔던 수선생의 화려한 변신에 혼자 보면서도 막 낄낄거리며 뒹굴었다. 마돈나의 대표 히트곡들을 메들리로 부르는데 뒤에서는 마돈나 뮤직 비디오에서 나오던 배경이 막 지나가고, 마지막 부분이었나, 아예 뒤에 성가대 한 50명 세워 놓고 like a prayer 할 때는 내가 다 행복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

"mattress" 지역 방송에 나가는 매트리스 광고를 찍는다고 부른 밴 헤일런의 jump. 예쁘고 탱탱한 고등학생들이 떼거지로 매트리스 위에서 방방 뛰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만큼 신나는 장면이 또 있을까. 출연료로 받은 매트리스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만 이때쯤이면 어차피 항상 해피엔딩이라는 걸 알게 되서 별 걱정도 안했다.

"acafellas" 시즌 시작하고 얼마 안 되서 만들어진 아카펠라(a capella) 그룹 아카펠라스(acafellas)가 부른 그때 그 시절 노래. 아카펠라스는 초창기 에피소드 딱 한 편에 나오고 마는데 왜 이게 계속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아마 노래보다도, 계속 나오던 실없는 말장난들이 좋아서 그런지도.

"funk" 중간중간 장면이 바뀔 때 나오던 역시 그때 그 시절 en vogue의 화음에서 이미 짐작했는데 역시나 james brown으로 시작해서 p-funk로 마무리되는 에피소드. 무려 marky mark의 good vibrations와 beck의 loser도 나온다. 

..사실 모든 에피소드가 웬만하면 다 참으로 좋은 노래들이 나오고 릴리알렌이나 레이디가가에서부터 비틀즈와 롤링스톤즈까지, 게다가 줄거리에 절묘하게 들어맞는 가사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올 가을부터 시즌 2 시작한다고 하는데 아마 닥치고 본방 사수하기 위해 안테나를 되찾아 오거나(-_-) 케이블을 설치하게 될 지도.


아 그러고 보니 지난 주에 시즌 3을 시작한 트루 블러드는 오늘 사무실 동료 j네 집에서 같이 봤는데, 난데없이 늑대인간이 나온다 했더니 (책으로 이야기를 먼저 다 읽은) j의 아내 s가 등장인물들의 정체를 다 말해 버렸다. 하긴 뱀파이어에 메이나드에 늑대인간까지 나오는 마당에 제이슨이고 숙희고 보통 사람은 아닐 테니 놀랍지도 않고,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 끝나고 나온 보너스 뮤직 비디오, 스눕독의 수키 트리뷰트 "오숙희" 이거 히트 -_-






그러고 보니 제목이 글리 노래방인데 트루 블러드 얘기로 마무리라니. 참 그나저나 독타후 새 시즌은 아무래도 재미가 많이 덜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