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8. 09:10
[그냥/괜히]
마존 프라임 멤버이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이베이에서도 물건을 꽤 많이 사는 편인데, 작년 말에 지른 카메라 ep-1에 끼울 밝은 단렌즈-선택의 여지가 없는 파나소닉 20mm f1.7-를 사려고 얼마 전에 기웃거린 적이 있었다. 이건 파나소닉 gf1에 번들로 들어가는 거라 렌즈만 사려면 아직도 최저가 400불 정도로 굉장히 비싼 편인데, 아마존에서도 1~2달 후에 $399에 판다고 올라왔다가 사라지고 외부 셀러들만 등록되어 있는 걸 보면 아무튼 물건이 제대로 안 풀리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그때 이베이에서는 누군가 거의 안 쓴 중고라면서 경매에 올렸었는데, 낙찰될 거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고 $300에 입찰 딱 한번 하고 말았던 것이 한 달 쯤 전이었고, 지난 주에 이런 메일이 왔다.
처음에는 아무런 의심 없이 우와 이게 웬 횡재냐 하고 답장을 보냈더니 살 거면 주소를 보내 달라고. 주소를 보냈더니 이베이에서 24시간 안에 메일이 갈 테니까 그거 보고 결제를 하면 확인 되는대로 바로 보내 주겠다고 했다. 완전 풀셋에 필터도 같이 있고 배송비까지 포함해서 $300이라고..
하지만 이베이에서는 메일이 안 오고 있고, 저 메일에 있던 링크를 눌러 보면 종료된 경매라고만 나오고 내가 두 번째로 낙찰되었다는 얘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서 뭔가 시스템이 이상한가보다 생각하면서, 이베이에서 메일 안 왔다고 다시 메일을 썼더니, inbox와 spam함을 자세히 살펴 보라고.. 과연 spam 편지함에 메일이 와 있었다.
저 빨간 표시를 보고 show details를 눌러 보니 보낸 사람 주소는 aw-confirm@buyer-protection.us라고 되어 있고 reply-to는 DoNotReplyBack@ebay.com인데 보낸 메일서버 주소는 nexpoint.net 이었다. 게다가 물건은 플로리다에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베이 에이전트는 영국에 있고, 결제는 근처 머니그램 사무소에 가서 입금을 하라고.. 내가 바본줄 아냐
어쩌나 보려고 이베이 페이지에서 페이팔로 결제를 하겠다고 써 보냈더니, 얼마 전에 누가 훔친 페이팔 계정으로 자기한테 돈을 보내서 자기 계정이 막혔다면서 꼭 머니그램으로 해야 한다고 답장이 왔다. 이걸 어떻게 고발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귀찮아서 페이팔 아니면 안 사, 라고 했더니 물론 그 뒤로는 연락이 없음
하긴 물건을 간절히 원하고 가격이 시세보다 꽤 싸지만 그럴 듯한 정도인데다 이베이 로고가 찍힌 메일이 오면 누구라도 흔들릴 법 하다. 머니그램으로 입금하고 번호 알려 주는 건 신용카드 번호 알려주는 거나 마찬가지겠지만, 사기꾼은 다른 나라에 있고 굉장히 큰 돈도 아니라 추적도 힘들 테니 이건 입금하면 끝. 당하지 않으려면 아무튼 사이트 안에서만 거래를 하고 이상한 메일은 일단 의심부터 하는 식으로 바짝 정신 차리고 사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