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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3. 10:23
어쩐지 바빠서 통 업데이트가 없었는데 오늘 보니 일일 방문자 수가 드디어 한자리수로 떨어져 있었다. 어차피 방문자수 같은 거 신경도 안 쓰고 있었지만 갑자기 오랜만에 쓰게 된 것은 어제 본 영화 "줄리 & 줄리아"에서 블로그질 하는 걸 보고 괜히 생각이 났기 때문. 뭐 포스팅을 모아서 책을 내겠다거나 하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벌써 5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중이라 계속 방치해 두기는 좀 서운해서.


평독련 공연은 예상대로 뭐 하나 맘에 드는 구석이 없는 정도로 망해서 언젠가 편집되서 나올 예정인 동영상을 보기도 두렵다. 그래도 사진이 취미인 ㄴㅅ님 상사분께서 찍어 주신 분위기 있는 사진을 몇 장 건져서 다행. 벼락치기로나마 나름대로는 열심히 연습했고 용케 무대에까지 올라간 것에 의의가 있고, 사실 이제 언제 이런 놀이를 또 할 수 있을지 몰라서 더 아쉽다.

어떤 사람들은 twenty ten이라고도 하고 가끔 two thousand ten 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딱히 뭐가 맞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지만 아무튼 2010년이고, 사실 별 느낌도 없지만 어쩌다 옛날 사진을 정리하거나 오래 전에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 소식을 들을 때는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의 목표 같은 지키지도 못할 계획은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지만, 잠시 한국에 다녀오면서 수없이 들은 빨리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라는 얘기는 일 년 동안 훨씬 더 늙어 버린 엄마 얼굴과 겹쳐서 이제 혼자 있을 때면 항상 떠오르고 있다. 옆집 아저씨가 소개시켜 준 어떤 언니한테도, 나와는 통하는 부분이 거의 없는 것 같은 느낌인데도 억지로 더 연락을 해 보려고 하는 것은 아마 그래서인 것 같다.



누나를 꼭 닮은 첫째 조카는 이제 곧 만 3살이 되는데, 같이 놀아줄 줄도 모르는 삼촌이 다시 미국 간다고 집을 나가자마자 통곡을 하면서 찾았다고 한다. 비키니 수영복이랑 이런 저런 옷가지를 몇 개 사서 가져갔는데 다 너무 작아서 괜히 남 좋은 짓 한 것 같고, 이제 사이즈를 알았으니 생일 때 맞춰서 다시 골라서 보낼 생각이다. 조카들 옷 산다고 처음 아동복 매장에 가 봤는데 어쩌면 그렇게 예쁜 옷들이 많은지.

동생과 제수씨를 적당히 섞어 닮은 둘째 조카는 아마 지금쯤 뒤집기에 성공했을 것 같고, 조만간 기어다니기 시작할 거고, 또 조금 더 있으면 서서 걸어다니고 그러다 말도 하게 될 텐데, 자주 보지 못해서 나중에 큰아빠라고 해도 낯가리고 도망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이제 언제 보게 될 지도 모르는데..




집에 도착해서 짐 정리하면서 컴퓨터를 켜 보니 엄마한테 메일이 와 있었다.

만나고 나면 좀 나를줄 알았는데 ....
많은 아쉬움만 더 남는 이애미 .
손한번 더 잡아보고 싶고 .볼 비벼보고 .한아름안아 보고픈 이 모정 너는 아느냐
너를 기다리고 기다렜던 그 긴 세월이 꿈에서 보는 것 같이 그리도 빨리 가벼렸을까
그렜게 훌쩍 떠나보낸 엄마는 끝없는 그리움으로 언제일지도 모를 만남을 기다리게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