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19. 15:04
[그냥/괜히]
S는 장례를 치룬 그 주에 바로 인도로 돌아갔다. 한 달 휴가를 받았다고, 한 달 후에 돌아온다고는 했는데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고.. 안 오면 언젠가 또 인도 갈 때 지나가다가 한번 만날 수는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도, 몇 안 되는 회사 동료들 말고는 알고 지내는 사람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심심해서 6월부터는 근처 칼리지에서 하는 평생교육 강의를 들어 보려고 하고 있다. 월요일 수요일에는 기초 스페인어, 화요일 목요일에는 ESL 회화. 사실 영어보다는 스페인어 수업에 좀더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남미 여행가서 살아남기 위한 정도를 배우는 것이 목표. 학원이든 학교든 어디 배우러 다니는 것은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ESL 레벨테스트 한다고 토익 비슷한 시험을 보는데 참 오랜만에 어색해서..
지난주에는 원래 쓰던 무선키보드+마우스가 어쩐지 감도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원하게 애플 무선키보드+무선 마이티마우스를 질렀다. 합쳐서 150불. 그러기 얼마 전에는 (TV를 모니터 대용으로 쓰다 보니) 눈이 아파서 모니터를 하나 질렀는데 그건 109불. 키보드+마우스가 20인치 LCD모니터보다 비싸다는 생각은 방금 전에 계산하다가 들었을 뿐, 오히려 내가 왜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를 안 사고 구질구질 델 모니터를 샀을까 하는 생각도 -_- 결국 맥을 쓰게 되면 계속 된장질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어쩐지 mylg070 전화기랑 같이 온 무선공유기가 눈에 밟혀서, 에어포트 익스트림으로 바꿔야 하는 이유를 물색중.
두달쯤 전부터 집에서 마시는 술의 양이 어쩐지 많이 줄어서, 몇 달 전에 사서 쟁여 두었던 병들이 아직도 그대로 있다. 리커스토어에 마지막으로 간 것도 두 달 된 것 같고.. 그래도 그동안 이만큼 마셨다.
전부 28병이고 그중 소주 2병, 와인 7병, 사케 2병과 커피맛리커 2병-_-을 뺀 나머지 15병은 위스키, 브랜디, 보드카, 데낄라 등등.. 어디 밖에서 술을 안마시다 보니 소주를 사다 먹기도 그렇고 사실 특별히 소주가 땡긴다거나 하지도 않다. 물론 한국 가서는 다시 소주를 주로 마시게 되겠지만, 아무튼 여긴 거지도 영어 잘하고 양주만 마신다는 미국 아닌가
아마도 당분간 마지막이 될 것 같은데, 샌디에고에 출장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주말 이틀을 붙여서 그동네로 이사간 동료 E도 만나고, 근처에서 뒤늦게 다시 학교에 다니는 전 동료 J도 만나서 나름대로 동네 구경도 좀 하다가 왔다.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비키니에 남자 와이셔츠만 걸치고 바닷가로 걸어가던 금발미녀를 보고 나니 어딜 봐도 BBW가 대부분인 텍사스로 돌아가기가 참 슬퍼졌다. 나는 언제나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