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6. 15:52
[그냥/괜히]
석원님의 포스트를 보고 갑자기 삘받아 녹음. 기타와 목소리까지 녹음하고 나서 솔로를 넣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같은 단지에 사는 (전) 회사 동료 S한테 전화가 왔다. 이친구는 마누라 몰래 담배를 피우는데 주변에 담배 피우는 사람이 없다 보니 퇴사하고 나서도 담배가 마려우면 우리집에 오곤 했는데, 바쁜지 요즘 통 연락이 없다가 오늘 전화를 한 것이었다.
팝음악이나 뭐 이런 쪽으로는 거의 전혀 모르고 오로지 프로그래밍만 좋아하는 인도 사람인데, 그래도 우리집에 오면 악기가 많으니 내가 틀어놓는 음악을 들으면 그냥 좋아하는척 고개를 까딱거리기도 했다. 멜로디 악기를 연습하기는 힘들 테니 봉고를 주면서 쳐 보라고 했는데 나름대로 (지 맘대로) 따블라 치듯이 박자를 맞춰서 치고, 나는 옆에서 기타를 치고 뭐 그러고 놀기도 했었다.
아무튼 그래서 이건 S가 연주한 봉고가 들어간 버전. 박자가 어긋나는 부분도 좀 있지만 난생 처음 악기를 잡아본 사람 치고는 나름대로 어울리게 친 것 같다. mp3로 만들어서 메일로 보내 줬더니 집에 가서 그거 틀어놓고 마누라한테 자랑하고 있다고 또 전화 오고..
마침 가사를 출력해둔 것이 있어서 S에게 보여주면서 내용을 대충 설명해 주었더니 집에 가면서 후렴 부분을 흥얼거리고 있다. 뭔가 굉장히 보람찬 느낌
생각해 보니 김치 담근다고 절궈둔 배추가 있어서 S가 가고 나서 풀 쑤고 속 만들어서 방금 전에 끝냈다. 두 번째로 포기김치를 시도했는데 지난번과는 달리 꽤 훌륭하게 나와서 몹시 기분이 좋다. 아무렴 직접 담았는데 사먹는 김치보다야 훨씬 맛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