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 the mac

어제 저녁. 오랜만에 비가 시원하게 오고 있었는데 일단 집에서 저녁을 먹고 나서 뭔가 사러 나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카 장난감도 사러 가야 되고, 마트 가서 사올 식재료 리스트도 계속 적어두고 있었고, 마이크 스탠드도 사려고 했고 조리도구도 몇 개 생각해 둔 것이 있어서 언제 저녁때 시간내서 사러 가야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는 우산을 쓰지 않으면 금세 다 젖어버릴 정도의 비가 우산을 써도 금세 다 젖어버릴 정도의 바람과 함께 내리고 있었어서 포기. 대부분 야외 주차장인지라 혼자 가서 젖지 않고 뭘 사오는 것은 불가능이다.

한가하게 영화나 하나 볼까 하고 컴퓨터를 켜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내 노트북에서 720p 동영상이 끊어져 나오는 것 때문에 울컥해서 맥미니를 사러 갔다가 (다행히) 낮은 OS버전으로만 파는 것을 보고 참았던 기억이 난 것이다. 사실 그때 동네 컴퓨터가게에서 안사고 애플스토어에 주문했으면 최신OS버전으로 받을 수 있었겠지만, 맥미니의 새로운 모델이 조만간 나올 것 같다는 소문을 듣고 일단 기다리기로 했었다. 혹시 지금쯤 나왔을지도 몰라 하면서 애플스토어를 찾아갔더니 역시 벌써 지난주부터 판매시작.

오 그럼 일단 지금 쓰는 노트북은 필요 없어지니까 얼른 팔기 위해 동네 벼룩시장 사이트에 들어가서 시세를 조금 확인하다가, 미국에는 안나온 모델이라 벼룩시장에는 없으니 이베이를 검색하던 중 아무래도 한글 키보드가 박혀 있는 거니까 회사 한국 사람들한테 메일을 쓰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메일을 쓰다가 다시 한글로 된 스펙 페이지를 검색하던 중 갑자기 메신저로 회사동료 A가 로그인하는 것이 보였다.

mo-rrissey: 혹시 노트북 살생각 있으세요? 

[A]: 어떤노트북? 

mo-rrissey: 아니면 주변에 필요한 사람이라도..

제가 지금 집에서 쓰는 그 핑크색 

[A]: 얼마에? 

mo-rrissey: 글쎄 그게 좀.. 한국에서 85만원에 산건데. 

mo-rrissey: 환율이 이상하니 그거 생각하면 안되고.. 아 작년 7월에 샀어요

아직도 이베이에서 새거 700불 정도에 팔리고 있어요.  

[A]: 긍까 얼마? 

mo-rrissey: 음. 400?

너무 싸게불렀나 -_- 

[A]: 음... 살생각은 있는데.. 내가 접때 집에가서 눈여겨 안봐서그런데

한번 보고..  

mo-rrissey: 오

이거 좋아요. 있을건 다 있음 

[A]: 근데 그거팔고 모살라구? 

mo-rrissey: 맥미니 -_- 

[A]: 그럴줄 알았지

ㅋㅋ

노트북 어디꺼야? 

mo-rrissey: 이거 말고도 노트북은 또 있으니까..

MSI에서 나온거고 PR210X-YA 라는 모델

http://cgi.ebay.com/NEW-MSI-PR210-300-12-AMD-Laptop-Computer-Notebook-eBay_W0QQitemZ350177012082QQcmdZViewItemQQptZLaptops_Nov05?hash=item350177012082&_trksid=p3286.c0.m14&_trkparms=72:1205|66:2|65:12|39:1|240:1318|301:1|293:1|294:50 

mo-rrissey: 사양은 거의 똑같은데, 여기 나온거보다는 조금 더 예쁘고.. 가방이랑 파우치도 있어요. 

[A]: 오키..

조만간 내 들릴께 

mo-rrissey: 음 이렇게 쉽게 결정되나 

[A]: 원래 노트북 사려고 하고 있었다가.. 그냥 회사 노트북 쓰니깐 보류 하고 있었거덩 

mo-rrissey: 아 참. 이거 HDMI단자 있어서 티비하고 연결도 잘되요

땡잡은것임 

[A]: 알또.. 

mo-rrissey: 오케이 그럼 지금 맥미니 주문 -_- 

그리고 애플스토어에서 신제품 맥미니를 본지 2시간만에 주문완료. 모니터는 당분간 TV로 하고, 무선 키보드 마우스 있으니까 그걸로 대충.. 은행 사이트나 아무튼 윈도우를 써야만 하는 작업은 회사 노트북을 써도 되고 지금은 우분투가 깔려 있는 eeepc를 다시 윈도우로 만들어서 써도 되고.. 아 씨 돈 좀 더 내고 고속배송으로 결제할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