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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17. 08:23
그저께, 일요일에는 아침기온 17도, 낮기온 23도.. 그래도 12월 중순인데 약간 두꺼운 긴팔옷 입고 나갔다가 내내 땀흘리면서 다녔다. 그리고 다음날인 월요일, 아침기온 -1도, 낮기온 4도. 낮에 약간 부슬비가 내리는 듯 하더니 저녁때는 그게 얼음이 되서 내렸다. 집 앞에다 주차하고 걸어들어가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질 뻔하고, 밤에 잠시 마실 나갔다 돌아올 때는 아예 한동안 히터를 켜 놓고 벌벌 떨고 있어야 했다. 무슨 하룻밤 사이에 이럴수가 있나



오늘 아침. 기온은 그냥 -4도 정도인데 길바닥이 죄다 얼어있고 낮기온도 영상으로 올라가지는 않을 전망인데다 한국처럼 염화칼슘이나 연탄재를 뿌리는 사람도 없어 보이니 아마도 하루종일 절반 이하 속도로 서행운전하게 될 것 같다. 빙판 위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느낌이 굉장히 어색해서 내 차가 뭔가 잘못됐나 하는 생각을 한참 했는데, 멀쩡한 길에서 밟으면 또 괜찮은걸 보니 원래 그런 것이려니..



아, 그러고 보니 드디어 차를 사서 지난주 목요일에 인수해 왔다. 연식과 마일리지에 비해 의외로 저렴하게 나온 중고 골프가 있어서, 별로 꼼꼼하게 보지도 않고 겉모양만 보고 한번 시운전만 하고는 냅다 결제해 버린 것이 그 전주 토요일인데, 렌터카 반납하는 날 가서 차를 인수해 온 것이다. 한 10마일 떨어진 중고차 가게에서 그걸 몰고 사무실로 오는데 좁고 시끄럽고 덜컹거리고 승차감 열라 불편.. 뭐 이제는 원래 그런 차였나보다 하고 있다. 다행히 히터도 나오고 열선시트도 제대로 동작하는 것 같고, 설마 내년 여름에 에어콘이 안나오지는 않겠지



크리스마스부터 1월 2일까지는 회사 공식 휴일, 1월 3일 4일은 토요일 일요일. 그렇게 생기는 11일 연휴에 시카고의 지인을 만나러 가려고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돈이 떨어졌다. 한국 신용카드는 쓰지 않기로 했고 급여 나오려면 아직 며칠 더 있어야 되는데, 그리고 수표로 나오는 급여를 그날로 은행에 넣어도 그걸 쓸 수 있을 때까지는 일주일이나 있어야 되는데.. -_- 괜히 긴장해서 요즘은 마트도 자주 못 가고 있는 실정. 하긴 차 살 때까지 신나게 질러대긴 했지



요즘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취미활동은 어쩌다 보니 요리가 된 것 같다. 집에서 엄마가 해 주시던 음식을 재현하기 위해 식재료를 사러 다니고 레서피를 궁리하고 가끔 전화로 물어보기도 하는 것으로 거의 퇴근후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데, 대부분 처음 시도하는 것들인 것을 감안하면 다행히 대체로 성공적인 음식들이 나오고 있는듯. 하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섞어서 익혔는데 웬만하면 먹을 수 있는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하긴 하다. 지난 주말에는 열무김치와 깍두기를 담았는데 이거 다 먹으면 좀 큼직한 대야를 사서 왕창 만들어 여기저기 나눠먹을까 하는 욕심이 생기고 있다.



원어데이에 솔깃한 물건이 올라온 것을 봤는데, 마침 연휴 때 한국에 다녀온다는 동포가 있어서 주문해 둘테니 좀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200불 하는 물건인데 원어데이에서는 17만원. 언젠가 라디오헤드의 톰요크가 공연 때 들고 나와서 장난친 적도 있다고 한다. 이걸로 루프 만들어 놓고 기타 연습이나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자세히 보지도 않고 일단 질렀는데 좀 찾아보니 내가 생각하는 용도로 쓰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