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어제, 작년에 신입으로 뽑았던 후타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반 년 정도 데리고 있다가 내가 올해 초부터 팀을 옮기고 잡을 바꾸면서 아예 그쪽 일에서 손을 뗐는데 회사에서는 그 일을 아는 사람이 한 명밖에 없으니 이 친구가 일하는 것을 점검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내가 했어야 하지만 이미 다른 팀에서 다른 일을 하다 보니 가끔씩 잔소리만 하는 정도였고 그러면서 거의 일 년이 지났다.

신입이었으니 당연히 일하는 것이 서투를 수밖에 없었지만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한 것 같은데, 문제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고 당장 쉽게 해서 금방 결과가 나오는 일만 열심히 하고 어렵거나 오래 걸리는 일은 거의 하지 않아서 그런 일을 시킨 사람들의 애간장을 태운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최근에 그룹 차원에서 뭔가 꼼꼼하게 오래 걸릴 중요한 일을 시작했는데 그걸 무시하고 있자 보다못한 같은 팀 부장님이 불러서 약간 강하게 컴플레인을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하필 바로 그날 나도 뭔가 다른 문제로 얘기하다가 역시 강하게 잔소리를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바로 퇴사하겠다고. 부장님은 그렇게 얘기하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할 줄 알았다는데 그런 반응이 나오자 허탈해 하는 표정.

상무님도, 그 정도로 나가겠다는 사람을 붙잡고 싶지 않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교체하자고 하는 것이 꽤 실망한 모양이다. 사실 그 동안 그 친구의 퍼포먼스에 대해 사장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불평하는 것을 들어온 것 같고 냉정하게 짜를 수도 없어서 난감했는데 마침 나간다고 하니 잘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조만간 퇴사 처리가 될 것 같은데 내가 뽑은 사람이 벌써 두 명 째 퇴사하게 되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건 둘째치고 새로 사람 들어올 때까지 내가 그 일을 다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매우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영어를 할 수 있는 IT 관리자는 의외로 희소해서 채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러는 동안 떠맡을 생각을 하면 -_- 요즘도 심심치 않게 헤드헌터한테서 전화가 오는데 설마 우리회사에서 낸 공고를 보고 나한테 전화하지는 않겠지



..오늘 갑자기 last.fm에서 music recommendation이라면서 메일이 하나 왔다.

Recommendation: ZX Spectrum
View it here: http://www.last.fm/music/ZX+Spectrum
See all of your recommendations here: http://www.last.fm/dashboard/music
Message from tashk:
Hi mate! Had a look at your charts and though you might as well like this band.
They're sorta influenced by late Carcass a bit and by early In Flames and Arch
Enemy. Send me a message with what you think!

카르카스와 인플레임즈, 아크에너미에 영향받은 밴드라는데 역시 촌스럽지만 나름대로 꽤 즐겁게 들었다. 다만 내 last.fm 차트와는 거의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보기는 한 거냐 -_-

1. ZX Spectrum - The Hype

ZX Spectrum - The Hype

요즘 들어 형 때문에 장가를 못 가고 있는 동생의 압박에 미친듯이 소개팅을 나가고 있다. 지난주 국가기관 연구원에 이어 이번주는 공인회계사. 그리고 다음 번에는 변호사가 준비되어 있다고. 그것도 친구네 누나, 같은팀 선배, 친한 친구 이런 식으로 서로 매우 부담스러운 자리로. 뭐 다 좋은데 보통 그런 사람들은 별 재미가 없지 않나.. 아니 그보다 메도리와 사짜신부감이라니 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