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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0. 17. 13:59
3년 전 인도에서 같이 놀던 프랑스 친구를 어제 또 만났다. 지난주 월요일에 잠시 만나서 간단히 저녁 먹고 간단히 맥주 한잔 했는데, 이제 오늘 돌아가는 날이라 마지막 날인 어제 다시 만나서 또 간단히 저녁 먹고 간단히 맥주 한잔. 그 동안 난 일이 좀 바빴고 그친구는 부산 영화제에 다녀 왔다.

애초에 이 친구가 한국에 오게 된 동기인 익산 사는 처녀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나름대로 제주-서울-부산 이런 경로로 같이 여행을 다녔지만 결국 부산에서 헤어지고 말았다고 한다. 비행기 옆자리에 앉아서 몇 시간 이야기한 것만으로 휴가 내서 출동하다니 참으로 기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보러 오는 사람이 이성이다 보니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 뭔가 비정상적으로 흥분해서 관계를 대폭 발전시키려고 한다는 것은 당연히 짐작이 되었다.

2주 동안 둘이서만 다니다가 결국 부산에서 어렵게 얘기를 꺼내서 정리가 됐다고 하는데, 익산 처녀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 호텔이며 일정이며 영화예매 등 모든 계획을 혼자 만들며 작정하고 그 친구와 행복하려고 했는데, 친구는 만나서 며칠 다니다 보니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좋아하긴 하는데, 그녀가 너무 맹렬히 사랑하려고 하니 더욱 힘들어졌다고. 잠깐 이런 얘기는 너무 흔하잖아 -_-

어쨌든 솔직하게 얘기했고, 여자는 이해 못하고, 한참 싸우고, 끝내 여자는 집에 가고, 다시 전화해서 욕하고, 그러는 사이에 완전 나쁜놈 되고.. 그다지 길지는 않은 한국 여행이 참 짜증났겠다 싶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저녁 먹으면서 그리고 맥주 마시면서 꽤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전날, 그러니까 일요일에는 대림역 근처의 그린오락실에 가서 철권 대회를 관람했다고 한다. '닌'과 '홀맨'이 출전한 토너먼트를 직접 보고 동영상까지 얻었다며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을 보고 매우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국전에 가서 27천원 주고 나무로 된 오락실 스틱을, 두 개 사고 싶었으나 가방이 작아서 하나밖에 사지 못했다고..

지난주에 만났을 때는 라커스에 데려갔었는데, 어제도 역시 시청, 무교동 근처에서 만나고 저녁을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가면서 오존에 가볼까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택시 타고 신촌으로 갔다. 손님 아무도 없는 주혹새에서 신나게 노래 신청하면서 2시간 동안 좋아하다가 나오는데 '이런 곳이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있으면 굉장히 자주 올 것 같다'라고.. 아이언메이든과 주다스프리스트의 포스터들이 걸려 있는 입구에서 (내것과 똑같은) D50으로 사진도 찍었다.

내가 신청한 비디오
arch enemy - we will rise
journey - separate ways
type o negative - my girlfriend's girlfriend
king diamond - sleepless nights
faith no more - war pigs

그 친구가 신청한 비디오
ministry
nine inch nails - hurt
alice in chains - 아무거나
sepultura - inner self
megadeth - wake up dead
poison - talk dirty to me
그외 기타 등등

세풀투라가 나올 때 '내가 이걸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르겠다'라든지 포이즌의 앨범이 최초로 산 시디였다고 하며 폰으로 프로젝트 화면 동영상을 찍으며 완전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기분이 좋았다.

우체통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그 동안 친구들한테 쓴 엽서를 나한테 한움큼 맡기고 갔다.

제목이 무뚜인 것은, 그친구의 패밀리네임이 무뚜다. 인도에서는 오해 좀 받았다고 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