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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8. 16. 13:28
사실 공연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주말 여행과 전날 음주로 인한 체력 고갈 때문에 몹시 안땡기고 있었다. 게다가 98년에도 이미 한번 봤고 그 동안 딱히 괜찮은 신곡이 나온 것도 아닌데다 입장료도 만만치 않아서 이번엔 그냥 말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예매도 지난주에야 했는데, 결과는 물론 당연히 개감동 개광분 개탈진.

첫곡으로 creeping death 할 때만 해도 관객의 '다이' 소리가 그다지 크지 않았고, 공연때 그리 자주 하지는 않는 harvest of sorrow 때는 제임스가 노래하는거 도와달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관객의 코러스가 잘 안들렸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정말 미친듯이 소리지르면서 뛰어다니고 결국 for whom the bell tolls부터는 실내에서 했던 98년때만큼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master of puppets에서는 아예 기타 솔로를 관객이 따라한다. '우우우우 우우우...' 아 이런 -_-

이번에는 98년에 안했던 곡들도 많이 해서 더욱 좋았다. 세상에 orion과 seek and destroy를 라이브로 들을 줄이야.. 그리고 새 앨범에 들어갈 곡이라면서 앵콜 때 한 곡은 st. anger에 있는 노래들보다는 훨씬 괜찮아서 안심이 되었다. 다음 앨범은 사도 될듯

suicidal tendencies 출신의 삭막하게 생긴 새 베이시스트의 핑거링은 orion과 for whom the bell tolls 말고는 역시 소리가 잘 안들렸다. 나름대로 열심히 핑거링을 하는데 전혀 안들리는 것이 아무튼 야외 공연장이라 그런듯. 어쨌든 jason과는 전혀 다르고, 같은 핑거링이라도 cliff와도 많이 달라서 다음 앨범에서 괜찮은 곡들이 나오면 좀더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다.

관객들 입장도 안했는데 공연을 예정시간보다 오히려 5분 정도 더 빨리 시작해 버려서 밖에서 기다리면서 매우 화가 났었는데, 들어가서 오프닝의 tool을 보고 있으려니까 차라리 밖에서 저녁 먹고 느지막히 메탈리카 나올 때쯤 들어올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면서 오프닝 일부를 보지 못한 것이 전혀 억울하지 않게 되었다. 뭐 못하는 밴드는 아닌데 그렇게 커다란 곳에서 하기는 좀 부족한듯. 사실 tool의 노래는 아는 것도 두 곡밖에 없었지만 그나마도 썩 좋아할 만한 것도 아니고 사실 좀 지루해서..

가족단위의 관객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왕년에 메탈키드였을 것 같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꼬마들을 데리고 와서 돗자리 깔고 앉아서 공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벌써 이런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로 늙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마 60살쯤 되서 한국에 또 오면 그땐 남녀노소 다들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긴 이제 50을 바라보는 제임스의 배 나온 모습을 보면서 나도 옛날만큼 징하게 뛰어놀지는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정보다 시간을 넘겨서 집에 오는데 12시가 넘었다. 아이팟에서 흘러나온 노래는 faith no more의 'the gentle art of making enemies' 아이팟은 가끔 이렇게 분위기를 맞출 줄 안다.

이건 2년 전에 내가 녹음한 버전. happy birthday, fu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