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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4. 17. 01:52
시집간 누나가 한달만에 집에 와서 남은 이삿짐을 전부 가져갔다. 누나 방 정리 겸 재배치를 하면서 내 방도 정리를 했는데, 언젠가 쓸모가 있는 물건이지만 책상 위에 방치해 두기에는 당장 쓸일이 없고 또 지저분해 보이게 되는 것들을 주로 넣어놓는 용도로 사용하던 책상 서랍 7개를 완전히 엎었다.

서랍에 넣을 당시에는 충분히 어디서든 한 몫을 할 수 있을 만한 물건들이었을 텐데 지금 꺼내보니 이제는 아무도 어디서도 그런 걸 쓰지도 않는데다가 막상 그런 물건이 필요할 때도 서랍 속에 있다는 생각을 못 하고 새로 산다거나 다른 곳에서 가져다 쓰게 되서 결국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오늘 분리수거 후보가 되어 버렸다.

그중 한 곳에 옛날에 듣던 테이프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 며칠 전 올린 왕다이아몬드 포스트에서 언급된 thrash the wall을 제일 먼저 찾았는데, 의외로 있었다. 바로 오디오에 넣고 틀어봤는데, 아아 이건 오랜만에 느끼는 감동의 물결 ㅠ_ㅠ

'장벽을 넘어서' thrash the wall



1990년에 발매된듯. 돌비 마크가 수줍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향수를 자극하는 테이프들이 계속 나왔다.

거만한 앨범 guitars that rule the world



크림슨 글로리. 'lonely' 수록.



cemetary - an evil shade of grey



너, 넌 누구냐 -_-



아니 내가 이런걸 샀을 리가 -_-



헉 -_-



새가 되어 가리 -_- 아아아



사실은 여기 노래 중 굉장히 좋아해서 아직도 mp3로 가끔 듣는 것도 있다 -_-



2집은 알맹이만



음 이건 테이프는 아니지만.. 몇 년 전 멕시코 와하까에서 며칠 묵었던 숙소에서 실수로 들고 와 버린 방 열쇠. 이걸 보고 갑자기 그동네 다니던 생각이..

숙소 이름은 까사 아르넬. 아담한 정원이 있는 게스트하우스였다



이번주는 서랍을 뒤집었으니 다음주엔 책꽂이와 시디들을 정리해야 할듯. 생각해 보면 보지도 않고 쓸모도 없는 책들이 너무 많고, 구워놓고 손도 안 대는 동안 이미 다음 버전이 나와 버린 소프트웨어 시디라든가, 시디플레이어 가지고 다닐 적에 다운받아 놓고 예의상 구웠지만 사실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한 번도 틀지도 않은 박스세트 시디 같은 것들을 싹 내다 버릴 생각이다. 아, 떠리 판매하는거 사다 모았으나 거의 돌려 보지도 않은 비디오테이프들도 아쉽지만 다 내다 버렸다.

어쩐지 속이 시원하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