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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3. 6. 01:13
뭔가를 찾기 위해서 책상 서랍을 뒤지고 있었는데, 찾는 도중 뭘 찾고 있었는지를 잊어버렸다. 딱히 굉장히 필요한 것을 찾고 있었던 것도 아닌 것 같고, 사실은 오랫동안 열어 보지도 않던 서랍이라 예상 외의 물건들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 나름대로 재미있어서 계속 뒤적거리고 있었다. 오래전 선물로 받은 만년필, 옛날 여자친구 사진, 컴필레이션 테이프...

그중 엄청난 물건이 나와 버렸다.

한 번도 채 끝까지 듣지 않은 채로 10년 가까이 방치되어 있던 제임스 영감님의 시디. -_- 교보문고에서 떠리로 팔던 이상한 시디들 중에서 발견하고 기뻐서 샀으나 이상하게도 그땐 별 흥이 안 나서 그냥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것 같다. 게다가 케이스 모양 때문에 벽에 꽂을 수도 없어서 심지어 영감님 공연에 가면서조차 전혀 생각해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튼 반가운 마음에 바로 아이튠즈를 실행하고 시디롬에 집어넣었는데
CDDB에조차 정보가 없다. 이런 -_-

24분이나 18분짜리는 역시 공연실황이라 여러 곡을 이어 부른거고..
처음 들었을 때와는 달리 지난번 서울 공연 생각이 나서 굉장히 신나게 들리고 있다. 심지어 제에에에에임스 브라운! 하면서 영감님 소개하는 바람잡이 아저씨 목소리도 똑같은 것이 그때 그분인 것 같다.

뒷면에는 MADE IN THE EEC라고 쓰여 있어서 한참 고민했다. EEC라는 나라가 어디더라.. artwork나 패키징 컨셉은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했다고 나와 있고 copyright는 PILZ UK라는데, EEC는 도대체 어디지? 하다가 구글에 넣어 봤더니 첫 번째 검색 결과로 나오는 위키피디아.

EEC: Europian Economic Community

어쩐지 별로 익숙하게 사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단어로 대체되어 버린 것이 CCCP와도 비슷한 느낌.



..그리고 사실은 이것과 같은 날 산, 한 곡도 끝까지 듣지 않은 상태로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던 또 다른 시디가 같이 출토되었다. 세상에 내가 이런 걸 돈 주고 사서 가지고 있었다니 -_-


여전히 동그란 케이스는 보관하기가 마땅치 않다. 한동안 책상 위에 방치되다가 언젠가 고양이 세수하듯 책상 정리할 때 다시 서랍 속으로 들어가겠지. 그리고 한 5년쯤 있다가 열어보고 보물찾기 놀이. 영감님은 그때까지 살아 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