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1. 14. 20:41
[그냥/괜히]
꼴랑 이틀 있었던 다합에서 윈드서핑을 했다.
다합은 ㅤㅅㅑㄻ엘셰이크나 후루가다 같은 다른 홍해변 휴양지와는 달리 아직도 배낭여행자들이 주를 이루는 동네. 물가는 살짝 더 비싸지만 인도의 고아 분위기도 난다. 우리나라 배낭여행자들은 여기서 일주일 정도씩 머물면서 주로 스쿠버다이빙 라이센스를 딴다. 바다 속도 예쁘고 다른 곳에 비해 강습과 취득 비용도 저렴해서 한국인 강사들도 몇 명이 아예 상주하고 있다.
다이빙까지는 아니어도 스노클링이라도 잠시 해볼까 했지만 론리플래닛에 나온 '세계에서 가장 좋은 윈드서핑 사이트 중 하나'라는 설명에 혹해서, 역시 한국 오면 할 수 없는 다이빙보다는 한국에서도 계속 하고 있던 윈드서핑만 잠시 하기로 했다. 사실 룩소에서 너무 오래 퍼져 있어서 라이센스 따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가이드북에는 북쪽 등대 근처, 앗살라 끄트머리에서 장비를 대여해 주기도 하지만 wind tends to be gusty라길래 한참 남쪽의 리조트 쪽으로 갔다. 택시 타고 5파운드 정도면 되는 거리였는데 걷다 보니 택시가 잘 안 지나가서 그냥 끝까지 걸었다. 한 5km는 되는 것 같던데..
반나절 빌리는데 40유로(=280파운드). 된장 이거 너무 비싸지만 아무튼 바람이 좋다니까.. 그리고 장비도 매우 훌륭했다. 호텔 바로 앞 해변에서 하는 거라 나 말고는 다들 호텔에서 놀러 나온 사람들.. 가이드북에 따르면 여기 호텔은 하룻밤에 130불 정도. 내가 묵었던 앗살라 길가의 게스트하우스는 하룻밤에 15파운드(=2.5불).
바다는 매우 훌륭했다. 바람도 적당해서 한강에서처럼 무리하게 8.8 같은 커다란 세일을 쓸 필요도 없고.. 5.4 가지고도 제법 재미나게 달리기도 했다. 깊숙히 파인 만에서 하는거라 파도도 거의 없어서 굉장히 편하게 탈 수 있었다.
목이 말라서 중간에 생수를 한병 사먹었다. 한병에 2파운드 하는 1.5리터 생수가 여기서는 10파운드에 세금 1.5파운드 별도. 남들은 방 번호 말하고 맥주도 마시던데 난 돈 내고 먹었다.
나름대로 실컷 타고 돌아오는 길. 그쪽에서 앗살라로 오는 택시는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아, 길가에 세워두고 운전사가 그 옆에서 보자기 깔고 엎드려 기도하는걸 한명 보긴 했다. -_- 쓰레빠 신고 5km 걸어오다 보니 입고 타서 젖은 옷이 완전히 말랐다.
아무리 좋아도 매일같이 40유로씩 내면서 탈 수도 없고, 택시 타고 그쪽으로 출퇴근도 싫고,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다음날 저녁때 출발하는 버스를 예매하고 피곤해서 바로 잠들었다. 다 알고 있지만 인정하기는 싫은 위화감과 패배감.. 몇 년 전 아카풀코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 언젠가 다시 와서 신나게 땡겨 주마. 두고보자.
다음날 저녁때 출발이라 오후 내내 할일없이 그냥 앗살라 해변가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바로 그 앞에서 윈드서핑을 하고 있었다. 물어보니까 한시간에 80파운드. 바람이 정말로 gusty하긴 했지만 작은거 가지고 타면.. 어차피 오후에 할일도 없고.
한강에서는 이런 바람을 일년중 봄에 몇 번 정도밖에 맞지 못한다. 제대로 타지도 못하는 내가 8.8을 쓰는 이유 중 하나 -_-
나도 옷 갈아입고 당당하게 물에 뛰어들었다. 아침에 만난 누군가한테 카메라 맡기고.
장비 상태를 체크하고.. 음, 발걸이도 없으면서 바닥이 심각하게 미끄럽군
몰랐는데 슈트가 튿어져 있었다. 역시 시간당 80파운드짜리는 어쩔수 없는가!
대충 감 잡았다고 생각했으나
아씨 더럽게 미끄럽네 -_-
오케 이제 러닝도 하고
가볍게 태킹 자세로.. 사진 찍은사람 의외로 여러가지를 포착한듯
자 이제 다시 바다로 나가 볼까나
훗. 십 년은 멀었다
와와 큰바다로.. 음?
된장 돋됐다. 살려주세요 -_-
가만 있으니까 저절로 물가로 떠내려왔다. 타고 나간 지점에서 200미터 남쪽 -_-
독일에서 왔다는 강사넘한테 욕 먹으면서 장비 짊어지고 아까 탔던 곳으로 옮이는 동안 이미 1시간은 지나 버렸다. 아 고작 5.0 세일인데..
이래저래 아쉬움이 무척 많이 남는 동네였다. 스노클링이라도 잠깐 해볼걸.. 아무래도 나와는 별로 상관 없는것 같은 힐튼 분위기에 짜증나서 너무 빨리 결정해 버린 것 같다. 사실 그냥 빈둥대기만 해도 시간 잘 가는 편안한 동네긴 한데, 나올 땐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거의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대신 카이로에서 또 며칠동안 빈둥빈둥.. 역시 도시 체질인 건가.
다합은 ㅤㅅㅑㄻ엘셰이크나 후루가다 같은 다른 홍해변 휴양지와는 달리 아직도 배낭여행자들이 주를 이루는 동네. 물가는 살짝 더 비싸지만 인도의 고아 분위기도 난다. 우리나라 배낭여행자들은 여기서 일주일 정도씩 머물면서 주로 스쿠버다이빙 라이센스를 딴다. 바다 속도 예쁘고 다른 곳에 비해 강습과 취득 비용도 저렴해서 한국인 강사들도 몇 명이 아예 상주하고 있다.
다이빙까지는 아니어도 스노클링이라도 잠시 해볼까 했지만 론리플래닛에 나온 '세계에서 가장 좋은 윈드서핑 사이트 중 하나'라는 설명에 혹해서, 역시 한국 오면 할 수 없는 다이빙보다는 한국에서도 계속 하고 있던 윈드서핑만 잠시 하기로 했다. 사실 룩소에서 너무 오래 퍼져 있어서 라이센스 따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가이드북에는 북쪽 등대 근처, 앗살라 끄트머리에서 장비를 대여해 주기도 하지만 wind tends to be gusty라길래 한참 남쪽의 리조트 쪽으로 갔다. 택시 타고 5파운드 정도면 되는 거리였는데 걷다 보니 택시가 잘 안 지나가서 그냥 끝까지 걸었다. 한 5km는 되는 것 같던데..
반나절 빌리는데 40유로(=280파운드). 된장 이거 너무 비싸지만 아무튼 바람이 좋다니까.. 그리고 장비도 매우 훌륭했다. 호텔 바로 앞 해변에서 하는 거라 나 말고는 다들 호텔에서 놀러 나온 사람들.. 가이드북에 따르면 여기 호텔은 하룻밤에 130불 정도. 내가 묵었던 앗살라 길가의 게스트하우스는 하룻밤에 15파운드(=2.5불).
바다는 매우 훌륭했다. 바람도 적당해서 한강에서처럼 무리하게 8.8 같은 커다란 세일을 쓸 필요도 없고.. 5.4 가지고도 제법 재미나게 달리기도 했다. 깊숙히 파인 만에서 하는거라 파도도 거의 없어서 굉장히 편하게 탈 수 있었다.
목이 말라서 중간에 생수를 한병 사먹었다. 한병에 2파운드 하는 1.5리터 생수가 여기서는 10파운드에 세금 1.5파운드 별도. 남들은 방 번호 말하고 맥주도 마시던데 난 돈 내고 먹었다.
나름대로 실컷 타고 돌아오는 길. 그쪽에서 앗살라로 오는 택시는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아, 길가에 세워두고 운전사가 그 옆에서 보자기 깔고 엎드려 기도하는걸 한명 보긴 했다. -_- 쓰레빠 신고 5km 걸어오다 보니 입고 타서 젖은 옷이 완전히 말랐다.
아무리 좋아도 매일같이 40유로씩 내면서 탈 수도 없고, 택시 타고 그쪽으로 출퇴근도 싫고,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다음날 저녁때 출발하는 버스를 예매하고 피곤해서 바로 잠들었다. 다 알고 있지만 인정하기는 싫은 위화감과 패배감.. 몇 년 전 아카풀코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 언젠가 다시 와서 신나게 땡겨 주마. 두고보자.
다음날 저녁때 출발이라 오후 내내 할일없이 그냥 앗살라 해변가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바로 그 앞에서 윈드서핑을 하고 있었다. 물어보니까 한시간에 80파운드. 바람이 정말로 gusty하긴 했지만 작은거 가지고 타면.. 어차피 오후에 할일도 없고.
한강에서는 이런 바람을 일년중 봄에 몇 번 정도밖에 맞지 못한다. 제대로 타지도 못하는 내가 8.8을 쓰는 이유 중 하나 -_-
나도 옷 갈아입고 당당하게 물에 뛰어들었다. 아침에 만난 누군가한테 카메라 맡기고.
장비 상태를 체크하고.. 음, 발걸이도 없으면서 바닥이 심각하게 미끄럽군
몰랐는데 슈트가 튿어져 있었다. 역시 시간당 80파운드짜리는 어쩔수 없는가!
대충 감 잡았다고 생각했으나
아씨 더럽게 미끄럽네 -_-
오케 이제 러닝도 하고
가볍게 태킹 자세로.. 사진 찍은사람 의외로 여러가지를 포착한듯
자 이제 다시 바다로 나가 볼까나
훗. 십 년은 멀었다
와와 큰바다로.. 음?
된장 돋됐다. 살려주세요 -_-
가만 있으니까 저절로 물가로 떠내려왔다. 타고 나간 지점에서 200미터 남쪽 -_-
독일에서 왔다는 강사넘한테 욕 먹으면서 장비 짊어지고 아까 탔던 곳으로 옮이는 동안 이미 1시간은 지나 버렸다. 아 고작 5.0 세일인데..
이래저래 아쉬움이 무척 많이 남는 동네였다. 스노클링이라도 잠깐 해볼걸.. 아무래도 나와는 별로 상관 없는것 같은 힐튼 분위기에 짜증나서 너무 빨리 결정해 버린 것 같다. 사실 그냥 빈둥대기만 해도 시간 잘 가는 편안한 동네긴 한데, 나올 땐 뭐가 그렇게 급했는지 거의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대신 카이로에서 또 며칠동안 빈둥빈둥.. 역시 도시 체질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