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410)
그냥 (41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05. 11. 1. 19:54
이집트 온지 이제 4일째.

일단 카이로에서 하룻밤, 기차 타면서 하룻밤, 그리고 여기 룩소르에서 이틀 밤을 지냈다. 예전에 인도 갔을땐 엄하게 디왈리 축제 기간에 도착해서 며칠 발이 묶여 있었는데, 이번에 여긴 라마단이다. 관광객한테 뭐 지장 있겠나 생각했는데, 바로 며칠 후 라마단이 풀리면 이슬람 최대 명절이라 기차표를 구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일단 무임승차하고 나중에 돈 내는 식으로 거의 9시간을 입석으로 서서 왔다. 인생 참 험난하다. -_-

라마단의 영향은 생각보다 커서 기차표뿐 아니라 여러 가지로 거지여행자의 앞길을 막고 있다. 이를테면,
- 박물관이 오후 2시에 문을 닫아 버린다. 7시에 다시 열긴 하지만 9시까지 꼴랑 2시간.
- 관광객 대상이 아닌 저렴한 현지 음식점들은 오후 5시까지는 아예 문을 열지 않는다. 간식거리 할 만한 것도 안 판다. -_-
- 아침부터 금식해서 가장 배가 고파지는 오후 2~3시쯤 되면 운전사들이 난폭해진다. 안그래도 건널목 개념이 없는 동네에서 길을 건너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럴땐 만만한 맥다날드다. 사진은 룩소르 신전 옆에 있는 맥다날드 내부.


카이로는 그렇지 않았는데 여기 룩소르는 배낭여행자들보다는 주로 유럽에서 오는 패키지 단체관광객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보통 혼자 다니는 배낭여행자들과 어울려 맥주도 한잔씩 하면 좋은데 아무래도 이쪽은 잘 안보인다. 오늘 가볼 왕가의 계곡에서는 좀 있으려나.. 하도 없어서 어제는 숙소 주인과 둘이서 위스키에 삼겹살을 구웠다. 이친구는 여기서 1년 반을 고생하다 얼마 전에 게스트하우스를 하나 차렸는데, 아직 비성수기라 손님도 없어서 내부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일꾼들이 너무 게으름을 피워서 난감해 하는 중이다.

공사판 한 구석에서 대충 먹은 삼겹살과 위스키


위스키는 블랙 레이블인데, 25파운드(5000원). 너무 싸서 당연히 짝퉁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역시 그랬다.

존 워커 -_- 의외로 매우 부드러워서 놀랐다. 나름대로 한국에서 먹던 짐빔이나 잭다니엘 같은 싸구려 버본보다 훨씬 나은 수준. 라마단이라 뒷골목에서 몰래 파는 것이었는데 룩소르에 있는 동안 자주 이용하게 될 듯.

빈둥대다 보니 벌써 오후다. 5시반이면 문닫는 왕가의계곡은 내일 가고 오는을 카르낙 신전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