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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3. 09:32
한 번 개봉하면 오랫동안 쓰는 물건을 갈아야 할 때는 보통 벌써 이렇게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 온 지는 이제 8달이 넘어가고 있는데, 온 지 얼마 안 되서 산 벽시계 건전지를 며칠 전에 갈면서 든 생각이다. 오늘 아침에는 다 쓴 치약을 버리고 새로 하나 뜯었고, 대용량 샴푸를 사서 다른 작은 용기에 덜어서 쓰고 있는데 그것도 얼마 전에 두 번째로 덜어냈고, 월마트에서 산 라이터 5개팩은 잃어버리지도 않고 끝까지 다 쓰면서 이미 4개째가 거의 다 되가고 있고, 한 달 남짓 되면 다 먹는 20파운드짜리 쌀은 몇 개나 먹어치웠는지 기억도 안 나고, 키친타올과 두루마리 휴지도 집안에 똥 제조기가 사는지 이제 몇 개 안 남았다.


아무튼 그러다 보니 언제나 그렇듯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도 별로 안 나는 상태로 어느덧 상반기가 지나갔다. 상반기 가계부 내역을 보니 별로 쓴 것도 없는데 지출이 뭐가 이렇게 많다.


주식+부식 1017불, 기타 199불
집에서 먹는 데 쓴 비용. 중학교 때인지 고등학교 때인지 아무튼 옛날에 배웠던 것 같은 기억에는 주식은 쌀, 부식은 반찬..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쌀이나 잡곡, 아니면 베이글, 스파게티면이나 메밀국수, 심지어 시리얼까지 주식 카테고리에 넣어도 150불밖에 안 되는데 어쩔땐 주식을 먹지 않고 부식만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식/부식에 대한 정의가 다시 필요할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요즘 주부들도 아직 주식/부식을 구분해서 기입하는지 궁금해진다. 기타는 끼니와 관계없는, 음료수나 과자 같은 것들.


담배 380불
3월부터 담배값이 올라서 이제는 한보루에 거의 50불. 그 전에는 한 42불 했는데 내역을 보니 9보루를 샀고 90갑/6개월 해보면 15갑/월, 정확히 하루 반갑으로 떨어진다. 요즘은 하도 더워서 담배를 피우러 밖에 나가기가 싫을 정도라 아예 끊어 버릴까도 생각하고 있는 중.


술 577불
3월까지는 이런 저런 양주들을 꽤 자주 샀는데 그 후로는 계속 맥주만. 손님들이 위스키나 보드카를 사오는 경우도 있고 어쩌다 보니 그리 많이 마시지 않게 된 것도 있다. 혼자 마시면 조금만 마셔도 취해 버리기 때문에 양도 많이 줄었다.


주거/통신 6210불
이건 월세 전기료 전화요금 인터넷요금 등등. 월세가 한달에 700불 정도로 아주 싼 편인데 이렇게 합쳐놓고 보니까 또 굉장히 많아 보인다. 하긴 그래봤자 ㄱㅈ님 기타 한대 가격밖에 안되는 정도..


가전 1420불, 주방용품 316불
가전은 대부분 맥미니와 기타 컴퓨터 부품들. PS3가 다른 카테고리에 들어가서 그나마 적어진듯(...)


여행 1373불
지난달에 꼴랑 3일 동안 토론토 다녀온 비용이 거의 절반이고, 나머지는 가까운 곳에 로드트립을 가거나 출장 가서 며칠 더 있다 오는 동안 쓴 비용. 이정도면 인도에서 석 달은 놀고 먹고 구경하고 다닐 수 있는 돈인데 -_-


음악 1470불, 공연 849불, 도서 413불, 게임 603불
시디는 꾸준히 사고 있고, 악기도 꾸준히 사고 있고.. 공연 티켓도 어떻게든 계속 예약하고 있다. 2주 후에는 무려 뉴키즈온더블럭-_-이 온다는데 솔직히 좀 많이 궁금하다. 널널한 뒷자리는 현장에서도 표가 있을 것 같은데 분위기 봐서 가게 될지도. 게임은 플스3에 이런 저런 타이틀.. 버파 하려고 샀지만 얼마 못하고 지금은 거의 버테만 돌리고 있는 중.


교통/차량 1998불
그중 자동차보험 1587불;; 우왕ㅋ굳ㅋ


경조사 1528불. 축의금 부의금은 없어도 이런 저런 선물들이 좀 있었다. 


확실히 한국에 있을 때와는 소비 성향이 조금 달라진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결국 술 마시고 외식하는 데 쓰던 비용이 주거 비용과 집에서 먹는 식비가 됐고 나머지는 대략 비슷. 한국에 있었어도 시디 사고 악기 사고 공연 다니는거 계속 했을거고, 여행도 비슷하게 쓰고 있고, 맥미니 새로 나왔으면 내가 한국에 있었다고 해도 안샀을 리가 없다. 자동차보험 때문에 교통비가 좀 커지긴 했지만 그건 좀 별도로 치고. 결국 다른건 다 그대로, 한국에서는 주거비용과 식비가 안들었으니 밖에서 먹고 마시던 비용으로 집에서 먹고 마시게 됐다는 얘기.. 우리집이 술집+밥집이 됐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긴 뭐 크게 변할 것도 없고, 어쨌든 가끔 이렇게 한꺼번에 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 암암리에 많이 쓴 부분도 있고 의외로 안쓴 것도 있고 재미있어서 계속 쓰게 된다. 통계학과 출신이라 그런가..



미국 독립기념일이라고 금요일은 놀게 되서 또 3일 연휴가 생겼지만 역시 또 조용히 그냥 동네에서 빈둥거릴 예정. 오늘도 낮기온은 100도가 넘었고 역시 이제는 안되겠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월 25불짜리 covered parking을 신청.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