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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 11. 15:46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라는 책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 중 하나.

......
아서 덴트는 다시 움찔거리고 신음 소리를 토해내더니 뭔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이것 봐, 이걸 좀 먹어 봐." 포드가 땅콩 봉지를 흔들어 소리를 내며 권했다. "전에 물질이동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면, 틀림없이 단백질과 소금을 좀 잃었을 거야. 네가 마신 맥주가 네 근육을 조금 풀어 주기는 했겠지만."
"아그그그......" 아서 덴트가 말했다. 그는 눈을 떴다. "어둡군." 그가 말했다.
"그래." 포드 프리펙트가 말했다. "어두워."
"빛이 없어." 아서 덴트가 말했다. "어둡고 빛이 없어."

포드 프리펙트가 지구인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바로 자꾸 반복해서 말하는 그들의 버릇과 가령 "좋은 날씨입니다." 또는 "당신 키가 아주 크군요." 또는 "아이구, 너 족히 삼십 피트는 추락했을 거야. 몸은 괜찮니?"와 같이 너무도 분명한 사실을 새삼스레 말하는 경우였다.
포드는 처음에 이러한 기이한 행태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정립했었다. 즉, 만일 지구인이 그들의 입술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그들의 입은 틀림없이 영원이 봉해질 것이라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이후 몇 달 간의 관찰과 고려 끝에 그는 그 이론을 포기하고 새로운 이론을 세웠다. 지구인이 그들의 입술을 계속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들의 두뇌가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그는 이 이론 역시 집어던지고 또한 지구인에 대해 냉소적이기를 포기했다. 그는 지구인을 꽤나 좋아하게 되었지만, 그들이 정말 모르고 있는 것 같은 분명한 사실들이 너무 많다는 점에 대해서 늘 걱정이 되었다.
......

..'어쩌라구' '그러든지' 는 여기서 받은 영향도 크다고 생각된다.